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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몰랐네

식빵의 유래. 일본 요코하마 영국식 빵의 숨은 이야기; 먹을식(食)+빵, 이름 어원에 담긴 150년 역사와 기원

by 그리고실리콘 2025.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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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성심당에도, 군산 이성당에도,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에도 빠지지 않는 메뉴가 있습니다. 단팥빵, 크림빵, 소보르빵과 더불어, 바로 식빵입니다.

이름부터 특이합니다. 한자로 ‘먹을 식(食) + 빵’입니다. 단팥빵이나 크림빵이 간식이라면, 식빵은 ‘식사용 빵’이란 뜻을 가집니다.

식빵이 테이블 위에 있다.
식빵. 단팥빵 등 과자용 빵에 대응하여 식사로 먹는 빵이란 의미입니다.

일본에서 태어난 이름, 요코하마의 빵

‘식빵’이란 이름은 일본에서 만들어졌습니다. 19세기 후반, 일본은 개항과 함께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며 제빵 문화를 배웠습니다.
 
특히 외국인 거주지가 있던 "요코하마"에서 새로운 빵이 등장했습니다.
요코하마에는 영국인 제빵사 로버트 클라크(Robert Clark)가 운영하던 요코하마 베이커리(Yokohama Bakery)가 있었습니다. 그는 영국식 덩어리빵, 즉 틀에 넣어 구운 산형(山型) 식빵을 만들었습니다. 이 빵은 부드럽고 고소했으며, 외국인들이 식사로 즐기던 주식용 빵이었습니다.

요코하마 베이커리 광고. 1900년. 출처 : https://www.uchikipan.co.jp/

사실 일본이 서양 제빵 문화를 처음 받아들일 때(19세기 후반), 프랑스식 제빵법이 먼저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프랑스빵은 딱딱하고 껍질이 두꺼워, 당시 일본인의 식습관과 잘 맞지 않았습니다.

반면, 영국식 빵은 밀가루 반죽을 틀에 넣어 구운 부드러운 덩어리빵(loaf bread) 이었습니다. 껍질이 얇고 속살이 촉촉했으며, 버터·잼과 함께 아침식사로 먹기 쉬웠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식사용 빵(食パン)’ 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습니다.

130년 전통의 우치키 식빵. 홉을 사용한 영국식 빵.

 
클라크 밑에서 수련을 쌓은 일본인 우치키 히코타로(打木彦太郎)는 기술을 이어받아, 1888년 요코하마 모토마치에 ‘우치키빵(ウチキパン)’을 열었습니다.

이 가게는 지금도 130년 넘게 같은 방식으로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홉(hop)을 이용한 천연 발효종으로 반죽을 숙성시키고, 손으로 정성껏 구워내는 전통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https://www.uchikipan.co.jp/. 우치키빵. 1888년부터.

과자빵과 식사용 빵

같은 시기 도쿄에서는 단팥빵, 크림빵 같은 ‘과자빵(菓子パン)’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빵들은 달고 부드러워 일본인에게 쉽게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요코하마에서는 외국인들이 먹던 덩어리빵이 중심이었습니다. 이 빵은 간식이 아니라 ‘주식’이었죠.
 
그래서 일본 제빵사들은 “과자빵”과 구별되는 “식사용 빵(食パン)”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즉, ‘식빵’은 ‘먹는 빵’, 밥처럼 먹는 빵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일본에서는 영국식 식빵을 ‘쇼쿠팡(食パン)’이라 불렀고, 그 이름이 훗날 한국으로 건너옵니다.

한국에 전해진 식빵

한국에 빵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시기는 일제강점기입니다. 일본 제빵 기술과 함께 ‘쇼쿠팡(食パン)’이 전해졌습니다. 그것이 현재의 ‘식빵’ 이라는 말이 된 것입니다.

1920년대 조선총독부 기록과 당시 신문 기사에는 ‘빵 공장’, ‘식용빵’ 같은 표현이 등장합니다. 이 무렵 서울과 경성, 평양 등지에 일본식 제과점이 생기면서, 식빵이 도시의 근대적 음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광복 이후에는 국내 제과점들이 등장했습니다. 대전의 성심당(1956), 군산의 이성당(1945)이 그 뿌리입니다. 이후에는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같은 대형 브랜드가 등장하며 식빵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국민 빵이 되었습니다.

식빵
성심당. 모찌모찌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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